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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단상(斷想), 명지산 포도
늦여름에서 가을로 접어들면 맛있는 풍성한 과일들이 우리를 반겨 맞는다.
복숭아, 사과, 배, 포도, 감..... 이름만 들어도 정겹고 감미롭다.
예전에는 대구 사과를 알아주었는데 지금은 가평 사과를 최고로 쳐준다고 한다.
기후변화 탓이라는데 포도 역시 마찬가지다.
현리에서 일동으로 가는 길목에 운악산이 있는데, 여기서 생산되는 포도는 세계 최고 명품 포도로 알아준다.
머루포도는 당도는 높은데 포도 고유의 맛이 부족한 점이 흠이라면 흠이다.
그러나 운악산 포도는 양자를 모두 갖추었다.
운악산 포도를 먹다보면 흘러나온 과즙에 손이 끈적끈적 달라붙을 정도다.
향기 가득 머금은 고 당도(高 糖度)의 포도알을 깨물면 금새 입안이 춤을 춘다.
상점마다 운악산 포도라고 써 붙이고 판매하지만 거의 대부분이 가짜다.
외지로 나올 물량도 별로 없거니와 직접 운악산 골짜기까지 가지 않으면 쉽게 맛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은 운악산 포도보다 가평에 있는 명지산 포도를 더 알아준다고 한다. 왜냐하면 운악산 포도는 이미 늙어 한 물 갔고 그 대신 명지산 포도는 싱싱하게 젊기 때문이란다.
사과나 포도의 독특한 맛과 향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기후와 토질인데, 엇비슷한 지역에 위치한 운악산과 명지산은 신기하게도 똑같은 맛을 낸다.
우리나라 여타의 수많은 산과 골짜기에서도 사과나 포도가 생산되지만 이들을 결코 흉내조차 내지 못한다는 것은 신비롭기까지 하다.
이곳 산 계곡 따라 깊고 아득한 골짜기가 빚어내는 서늘한 기운과 공기 그리고 일조량과 토질은 여기만의 신비한 맛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리고 더욱 기이한 것은 같은 명지산 지역에서 나오는 사과나 포도도 평지냐 산기슭이냐에 따라서 그 맛이 차이가 난다는 사실이다. 산비탈 높은 곳에서 나오는 생산품은 아예 유명 백화점에서 계약재배하고 모두 가져간다고 한다. 이렇듯 땅에서 나는 산물이 어떻게 이런 맛을 낼 수 있을까 신비하다는 생각조차 든다. 그래서 나는 사과나 포도를 먹으면서도 하나님의 신비를 느끼게 되고 과일 맛에서조차 하나님의 강한 그 어떤 임재를 고백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하나님의 영광을 찬양하는 마음이 솟아난다.
오래전 고양시에 살 때는 춘천으로 오가는 길목에 몇 번 운악산에 들러 차별화된 그 맛을 음미하며 “이게 우리나라의 진짜 과일 맛이야!” 하며 감탄하고는 했는데, 춘천으로 이사 오고부터는 좀처럼 가게 되지가 않았다. 몇 번이고 가짜 운악산 포도를 사먹을 때는 억울한 마음에 “언제 진짜 운악산 포도를 실컷 먹어보나” 하기만 했다.
그런데 이제는 원을 풀게 되었다.
갑자기 뜻하지도 않게 가평 연인산, 명지산으로 가는 초입, 북면 제령리 라는 곳에 꿈에도 그리던 전원주택을 짓고 이사할 예정(12월)이기 때문이다.
나는 지난 7월, 교회 성도님 몇분과 함께 이 지역에 우연히 나물 뜯으로 갔다가 단 한번 보고 매력에 푹 빠졌다. 이곳은 난생 처음 가본 곳이었다. 지금까지 살면서 우리 교회에서 30여분이면 갈 수 있는 그리 멀지 않은 가까운 곳에 이렇게 아름다운 곳이 있는지도 모르고 살았다는 것이 부끄러워졌다. 명지산 계곡따라 사과나무 우거진 과수원을 빙 둘러보고 여기에 집을 짓고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놀랍게도 이것이 몇 개월 안 되어 구체적인 나의 현실이 되었다. 지금 한창 집을 짓고 있는 건너편 계곡 옆에는 사과밭과 포도원이 즐비하다. 빨간 사과가 탐스럽게 주렁주렁 열려있고 그 맛있는 명지산 포도밭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행복감을 느낀다. 이제부터는 힘 안 들이고 내가 그토록 좋아하는 사과와 포도를 속고 사 먹는 일이 다시는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나이 들면 풍경 좋은 한적한 곳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그 시기가 이렇게 빨리 올 줄은 정말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아마도 10년 세월은 앞당겨진 것 같다. 나는 무엇에 홀린 듯 급히 떠밀려져서 갑자기 집을 짓게 되었다.
사실 새롭게 살 집을 짓는다는 것은 일생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큰 일 아니겠는가.
더욱이 나 같은 형편과 처지로서는 꿈도 꿀 수 없는 일인데 어떻게 갑자기 이 일이 추진될 수 있단 말인가. 그러나 어찌어찌 하다 보니 이 일이 가능해졌다.
한 순간 집을 짓고자 하는 소원이 강렬하게 불타올랐을 뿐만 아니라 기회와 환경과 조건도 순조롭게 주어졌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 모든 것은 하나님의 은혜가 아닐 수 없다. 이만한 지역에 그만한 가격으로 토지를 매입할 수 있었다는 것도 예사롭지 않고, 무엇보다도 미국에서 건축경험이 풍부한 유능한 친구가 자기 집 짓듯이 헌신적으로 지어준다고 선뜻 나선 것도 그렇다. 이런 일들은 억지로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나로서는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 라고 밖에는 달리 표현할 수가 없다. 불가능한 일도 가능해지도록 은혜주시는 하나님의 손길을 다시 한 번 고백한다.
나는 그동안 지나온 삶의 자취를 되돌아보면서 나를 지금 여기까지 인도하시고 섭리하신 주님의 손길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삶의 중요한 전환점(turning point)이 되었던 특별한 순간들!
이를테면 출생, 결혼, 부르심, 죽음의 선을 넘은 하나님의 치유, 성전건축, 말숨 산문집 출간, 교회합병, 작금의 전원주택 건축 등등.....
이 모든 일들은 나의 생각이나 나의 능력을 뛰어넘은 하나님의 은혜의 결과물들이다. 지금까지 삶의 과정에서 이루어진 크고 굵직한 이런 일들은 결국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게 되었는데, 지나놓고 보니 하나님의 선하신 뜻이 먼저 있었고, 은혜와 복 주시는 하나님의 인도하심이 마침내 푸른 초장 맑은 시냇물가로 인도하신 하나님의 구원 그 자체였던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다윗이 읊은 시편23편은 나의 노래이기도 하다.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가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그가 나를 푸른 초장에 누이시며 쉴만한 물가으로 인도하시는도다.
내 영혼을 소생시키시고 자기 이름을 위하여 의의 길로 인도 하시는도다.
내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로 다닐찌라도 해를 두려워하지 않을 것은
주께서 나와 함께 하심이라. 주의 지팡이와 막대기가 나를 안위하시나이다.
주께서 내 원수의 목전에서 내게 상을 베푸시고 기름으로 내 머리에 바르셨으니
내 잔이 넘치나이다. 나의 평생에 선하심과 인자하심이 정녕 나를 따르리니
내가 여호와의 집에 영원히 거하리로다’(시23:1-6)
잠언 16장에 보면 ‘마음의 경영은 사람에게 있어도 말의 응답은 여호와께로부터 나오느니라. 사람이 마음으로 자기의 길을 계획할지라도 그의 걸음을 인도하시는 이는 여호와시니라’(잠16:1,9) 라는 말씀이 있다.
뿐만 아니라 로마서8장에는 ‘우리가 알거니와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의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롬8:28) 라는 말씀도
있다. 우리가 진실로 하나님을 사랑하고, 그래서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를 입고, 하나님의 기뻐하심을 입을 수만 있다면 현실적으로 안 되는 것도 될 수 있고, 심지어는 죽은 자도 살아날 수 있다. 하나님은 불가능의 가능이시기 때문이다.
말의 응답은 하나님만이 베푸실 수 있고, 마음의 경영은 하나님만이 이루실 수 있다는 말씀이 사무치게 느껴진다.
하나님만이 명지산 포도를 차별화된 일류의 독특한 맛으로 오묘하게 빚어내실 수 있는 능하신 주님이시다. 아멘 할렐루야! 모든 영광을 하나님께 돌려드립니다!
* 뜨겁던 여름이 갑자기 서늘한 가을이 되었다.
지구의 공전 기울기에 따른 태양과의 거리 변화는
이처럼 아름다운 계절의 순환을 가져왔다.
세상은 하나님의 신비와 조화로 가득 차 있다(시19:1-6 욥38:4-41).
* 가슴 속의 지혜, 마음속의 총명은 누가 준 것인가?
하늘의 법도를 깨달은 자여.
하늘로 그 권능을 땅에 베풀게 하신 하나님을 찬양하라(욥38:33-36).
* 우리가 죽은 자의 소망을 명확히 갖을 수 있다면
어떤 두려움도 이겨낼 수 있다.
이는 부활의 확신으로서 최후 심판
즉 의의 승리와 악의 패배를 아는 데서 오는 담대함이다.
(행23:6. 행24:15-20. 행26:6-7)
* 여호와는 의인을 위하여 빛을 뿌리시고
마음이 정직한 자를 위하여 기쁨을 뿌리신다.
여호와로 인하여 기뻐하고 그 거룩한 이름에 감사하자(시97:11-12).
◆ 말숨 산문집 제7권 \'그대 안해 나의 어여쁜 신부여\'가 출간되었습니다. 제게 문자나 메일로 답신(주소명기) 한번 주시면 보내드리겠습니다.
◆ 저는 신앙의 여정 가운데 특별한 의미의 삶과 죽음을
경험한 사람입니다. 어느 교회이든 제게 간증 설교할 기회를
주시면 기꺼이 제 자신을 헌신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말숨\' 산문집 1권을 구매해 주시면 1권이 사랑의 선물로
전국 교도소, 군, 경찰, 학원, 병원에 님의 이름으로 기증됩니다.
(각권 13,000-20,000원. 전7권. 농협:301037-51-098385.
호산나교회 010-9059-4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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