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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이 다 하셨다
누구나
기다리는 봄소식은 언 땅을 뚫고 솟아오른 산 마늘이나 비비츄 같은 새싹 그리고 함박눈 속에서 핀 복수초(福壽草)나 설중매(雪中梅) 같은
앙증맞은 꽃에서 가장 강렬하게 전해진다. 나는
요즘 새로 지은 집 정원에 나무를 심고 텃밭을 일구느라 노동하고 산책하는 행복으로 살고 있다. 물오른 버들강아지, 노오란 산수유, 눈터지는
갖가지 꽃망울들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안식과 행복을 느낀다. 이들은 내게 조물주(造物主)이신 하나님을 새삼 느끼게 해주고, 부활의 신비마저
실감케 한다. 그 누구의 어설픈 설교보다도 얼음을 뚫고 돋아난 들풀이나 냉이, 원추리, 작약 같은 새싹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하나님의
현존(現存)을 나타내주기 때문이다. 엄동설한이
채 가기도 전에 여리디 여린 새싹은 어떻게 언 땅을 뚫고 올라올 수 있었으며, 이렇게 곱디고운 꽃은 피어 차가운 눈 속에서도 보존될 수 있단
말인가?
아무리
생각해도 신기한 일이다.
눈
속에 핀 꽃이나 언 땅에서 솟아오른 새싹이야말로 외유내강(外柔內剛)의 표상(表象)이 아닐까 싶다. 이들이야말로 하나님만이 하실 수 있고 말할 수
있는 신의 조화가 아닐 수 없다.
작년
늦가을, 하나님 은혜로 가평에 전원주택을 짓기 시작한 나는 어제서야 끝마무리를 지을 수 있었다. 나는 집을 짓고 나서 길고 긴 겨울이 지나기를
손꼽아 기다렸다. 얼음이 녹기 시작할 2월 말 부터 나무를 옮겨심기 시작해서 어저께는 화단을 장식하는 것으로 집 주위를 말끔하게 단장할 수
있었다. 우리
집 아름다운 산자락 정원에는 왕 벚꽃, 매화, 단풍, 산수유, 라일락, 이렇게 5수종의 나무들이 특별히 많이 심겨져 있다.
6년
전에 백만 원을 주고 심은 묘목들이 자라니까 3.5톤 트럭으로 한 가득이 되었는데, 이것이 새 집에 심겨질 줄은 나도 미처 몰랐다.
내가
이 나무들을 특별하게 생각하는 이유가 있다.
나는
심장협심증 때문에 얼마 전까지만 해도 어떤 일도 할 수가 없었다.
조금
빨리 걷거나 눈이라도 오면 쓸어야 하는데 그것조차도 어려웠다.
나의
아버님이 돌아가시면 농사지으시던 땅을 이 병든 몸으로는 감당치 못하니 어쩌나 싶던 차에 궁여지책으로 묘목을 구입하여 심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
나무들이 자라서 이렇게 긴요하게 쓰임 받게 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 나무들은 나의 손때가 진하게 묻어있다.
그
많은 나무들을 몇날 며칠 삽과 곡갱이로 땅을 파서 내가 직접 물을 주고 심었기 때문이다. 의도적으로 품을 한 사람도 사지 않고 순전히 내
노동력에 의지해서 심었다.
이는
나의 심장병을 고쳐주신 살아 계신 하나님을 나타내 보이는 말숨 글을 쓰고 싶었던 것이기에 특별한 것이다. 아무 일도 할 수 없던 내가 나무를
심을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은 제2의 인생을 사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나를
소생시켜 주신 하나님 감사합니다.
나를
긍휼히 여겨주신 하나님 감사합니다.
하나님은
살아계시다.
하나님은
내 기도를 들으시고 내 영의 소원을 만족케 하셨다.
다
하나님이 하셨다....”라고 수도 없이 중얼거리면서 삽과 곡갱이로 텃밭을 몽땅 갈아엎었고 기쁨과 감격으로 그 많은 나무를 다 심었던 것이다.
나는
지난 15년 동안이나 심장협심증과 늑간 신경통으로 연세대 세브란스에서 3차례의 수술을 받았다. 특별히 작년 2013년도 2월과 11월에는 두
차례나 수술을 받을 정도로 심각했다.
김병극
심장내과 주치의는 나의 심장 상태를 이렇게 표현했다.
“심장이
너덜너덜하다. 어떻게 전반적으로 이렇게까지 나빠질 수 있는지 알 수가 없다.
사람에게는
굵은 관상 대동맥이 3개 있는데 좌측의 것은 아예 막혀서 폐쇄되었다.
가슴을
열고 다리 심줄을 떼어다 붙이는 우회수술도 불가능할 정도로 망가져버렸다.
우측의
것 두 개 모두 막혀서 스턴트를 박아 혈관 확장시켜 놓았는데, 99년도에 시술했던 부위가 또 다시 막혔다. 수많은 잔가지 혈관들은 이미 딱딱하게
굳어 죽었고, 폐쇄된 쪽의 심장근육은 살아있는 것조차 느리게 움직일 뿐이다. 그러니까 온전치 못한 두 개로 세 개 역할을 감당해야 하니 수술을
해도 가슴이 깨끗지 않고 평생 고통을 짊어지고 갈 수밖에 없다.
험난한
치료가 예상된다. 절대 안정을 취하시고 극히 조심하시며 이제 모든 것을 내려놓으시기 바랍니다.”
주치의
선생님의 이 말은 세상적인 방법의 한계를 거듭 확인한 것이어서 사실 나는 말숨 산문집 제7권 ‘그대 안해(安偕) 나의 어여쁜 신부여’를 출간 할
때도 마지막 유고집이 될지도 모른다는 심정으로 글을 써야만 했다. 그런 내가 이렇게 많은 나무를 나 혼자서 삽과 곡갱이로 심을 수 있다니 이것은
기적이 아닐 수 없다.
이
모든 일을 끝마칠 동안 나는 단 한 번도 가슴이 아프지 않았고, 그야말로 펄펄 날아다니며 하루 종일 신나게 일을 했다. 팔
다리에 알이 배고 피곤해서 입안이 헐어 밥 먹기가 힘들지언정 가슴은 멀쩡한 것이었다.
수술을
하고서도 여전한 심장의 고통은 으레 그러려니 하고 운명적으로 받아들여야만 했지만 종전의 막혀서 잘 보이지도 않을 정도로 가느다란 심장혈관 하나가
어느 순간 갑자기 굵고 길게 뻗은 혈관으로 변모되었기 때문에 수술을 진행하던 주치의마저 놀라서 내게 말하기를 “재미있는 일이 생겨났네요. 이런
현상은 아무리 보아도 일반적이지 않습니다. 심장이 예전보다 더 좋아졌습니다.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라고 하셨다. (말숨
문서선교회:‘재미있는 일이 생겨났네요’(2013.12.9)라는 글과‘하나님과 빛의 세계’(2014.1.12일) 라는 말숨 글
참조)
‘내
이름을 경외하는 너희에게는 공의로운 해가 떠올라서 치료하는 광선을 비추리니 너희가 나가서 외양간에서 나온 송아지 같이 뛰리라’(말4:2)는
하나님 말씀이 나의 말씀이 된 것이다.
‘나의
힘이신 여호와여 내가 주를 사랑하나이다. 여호와는 나의 반석이시오, 나의 요새시오, 나를 건지시는 이시오, 나의 하나님이시오, 내가 그 안에
피할 나의 바위시오, 나의 방패시오, 나의 구원의 뿔이시오, 나의 산성이시로다. 내가 찬송 받으실 여호와께 아뢰리니 내 원수들에게서 구원을
얻으리로다. 내가 환난 중에서 여호와께 아뢰며 나의 하나님께 부르짖었더니 그가 그의 성전에서 내 소리를 들으심이여. 그의 앞에서 나의 부르짖음이
그의 귀에 들렸도다’(시18:1-3) 라는 시편 기자의 고백은 바로 나의 고백이기도 하다.
하나님이
나를 이렇게 살려주셨구나.
구원이란
이런 것이구나.
하나님이
도우시고 역사하신다는 것이 바로 이런 것이구나.
하나님이
기도를 들으시고 응답하신다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
천국의
소망이라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
봄이
오면 마른 잎 되살아나듯이 죽은 자의 부활도 하나님이 다 그렇게 하시는 것이겠지.
내
귀에 들리는 것이 아무것도 없고 내 눈에 보이는 것이 아무것도 없고 하나님이 어떻게 일하시는지 그 어떤 사인이나 징후를 오관으로 느끼거나 알지
못하지만 어느 순간 갑자기 하나님이 친히 오셔서 만져주시면 무슨 일이건 어떤 일이건 일어날 수 있는 것이겠지......
하고
확증하여 믿게 해 주시는 것이다.
우리가
믿는 하나님의 믿음은 이런 것이 되지 않으면 안 된다.
하나님은
아무 보잘 것 없는 나로 하여금 은혜주셔서 이런 말숨 글을 쓰게 하심으로 살아계신 하나님을
나타내게 하시려고 뜻하셨다고 나는 믿는다.
이는
나의 특별한 신앙고백이다.
나는
내 자신을 누구보다도 잘 안다.
아무것도
내세울 것이 없는 사람. 내 힘으로는 하루 밥 세끼 먹기도 버겁고 실수투성이에다가 부끄러운 자화상들만 생각나는 부족한 사람이다.
그런데
지금 내게 주어진 모든 것들을 보면 아무 부족함이 없다.
하나님께서는
분수에 넘치는 너무도 후한 대접을 해주셨다.
방
한칸으로 신혼을 차리고 시작한 결혼생활 동안 지금까지 이런저런 이유로
이사를
15번이나 해야했는데 지금은 꿈에나 그릴 수 있는 지역에 터를 잡고
만족스러운 집을
짓고 살게 되었다.
이는
주님께서 환경을
열어 주시고, 돕는 사람을 만나게 해주시고, 일이
되어지도록 도와주셔서 가능해진
결과물이라는 것을 나는 누구보다도 잘 안다.
그러니까
하나님의 은혜로 어느 순간 갑자기 되어진 일이다.
지난
15년 동안 건강을 잃어버리고 고통속에 살던 내가 어느 날 갑자기 건강을 되찾고 살아계신 하나님을 찬양하게 된 것과 비슷하다고나 할까.
나는
두통때문에 글 쓰기를 거의 10년 동안이나 포기했던 사람인데 어느 날 갑자기 글을 쓰게 되어 지금은 말숨 문서선교회를 통하여 사회 복음화에
헌신하고 있다. 그 뿐만이 아니다. 2001년도에는 정체불명의 바이러스가 뇌에 침투하여 뇌를 다 파괴하여 세브란스에서도 내놓았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하나님께서 찾아 오셔서 살려주셨고, 이렇게 정상인으로 활동하게 하셨다(2009.8.16 '은혜와 믿음으로 사선을 넘다' 라는 글
참조).
내친김에
한가지 더 간증하지 않을 수 없다.
나는
요로결석으로 10년 이상 고통해야만 했다. 3,4 개월을 주기로 요로결석이 찾아왔는데 산통, 치통에 비견되는 그 고통은 말로 표현키가
어렵다.
이를
고쳐보려고 백방으로 노력했으나 답이 없었다. 비뇨기과에서 몇번 수술하려고 시도했으나 레이저로 쏘려고 하면 돌이 사라져서 실패하고 돈만 낭비했다.
의사도 별 방법을 찾을 수 없었다. 진통제를
맞고 돌이 나올 때까지 몸으로 버티는 것외에는 별 수 없었다. 견디다 못해 새벽에 병원으로 실려가기를 몇번 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친구가
뜸을 떠보라고 권했다. 도무지 믿기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이것저것
따질 문제도 아니었다. 2013년 2월 나는 뜸을 뜨고 효력을 기대하면서 기다렸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1년 하고도 3개월이 지나도록 단
한번도 요로결석이 찾아오지 않았다. 나는 그동안 내 몸에서 나온 돌덩어리를 여러개 큰 것만 골라서 보관하고 있는데 어떤 돌은 너무 커서 이것이
요로 관을 통해서 나왔다는 것이 신기하게 생각될 정도다.
아무튼
어느 날 갑자기 요로결석이 내 몸에서 사라졌다는 것은 은혜가 아닐 수 없다. 하나님은 내게 이런 식으로 은혜 베푸신 것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좋은
아내와 반듯한 자식을 주심으로 말미암아 부자로 살지는 않더라도 우리 가정은 특별한 기쁨과 특별한 행복으로 살고 있고, 내 힘만으로는 풀어나가기
어려운 생존의 문제도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은혜를 주셨다.
죽을
수밖에 없는 몸도 고쳐주시고 살아계신 하나님을 나타내는 말숨 글도 쓰게 하셨다.
글도
글 나름인데, 내가 허구의 세계를 창작해 내는 소설 같은 글을 쓰지 않고 진실무망하신 살아계신 하나님을 나타내는 말숨 글을 쓰게 된 것에 대해
특별히 다행스럽고 감사한 마음이 든다.
‘땅이
스스로 열매를 맺되 처음에는 싹이요 다음에는 이삭이요 그 다음에는 이삭에 충실한 곡식이라.
열매가 익으면 곧 낫을 대나니 이는 추수 때가 이르렀음이니라(막4:26-29)’라고 예수께서
말씀하셨는데, 이는 마치 내게 일어났던 은혜의
사건들을 두고 하시는 말씀 같다는 생각이 든다.
다
하나님이 하신 일들이라고 고백할 수밖에 없다.
내가
한 것이라고는 하나님을 바라본 것 밖에는 없기 때문이다.
살든
죽든 긍휼하신 주님 은혜를 구하고, 어찌되었든 하나님의 뜻을 구하고, 하나님의 뜻과 섭리가 계시면 안 되는 것도 될 수 있다는 믿음을 소유한 것
밖에는 없다. 이것이
무상으로 거저 주시는 하나님의 은혜요 구원이다.
세상천지에
하나님의 손길이 닿지 않은 것이 없다.
기기묘묘(奇奇妙妙)하게
생긴 갖가지 꽃과 나무들, 끝없이 펼쳐진 밤하늘의
반짝이는 별들과 태고의
신비를
머금은 깊은 계곡 골짜기....
그
어느 것 하나 하나님의 손길이 닿지 않은 것이 없다.
하나님께서
"있으라!" 말씀 하시니 그대로 되었던 것이다.
생명과
죽음까지도 하나님이 명하시고 섭리하신 결과물들이다.
봄기운은
소리도 없이 온다.
자고
일어나면 싹이 돋아나 있고 또 자고 일어나면 아기 손같은 잎새가 달려 있고 또 자고 일어나면 꽃망울이 터져있다.
아!
조금 더 있으면 곧 꽃도 피고 열매도 맺을 것이다.
내가
한 일이라고는 하나님이 하시는 일에 눈꼽만큼도 안되는 지극히 작은
마음
하나를 드린 것 뿐인데....
"다
하나님이 하셨다!" 는 영혼의 외침은 진실된 나의 신앙고백이다.
*
내가 섬기고 우리가 섬겨야 하는
여호와
하나님은 누구신가?
그분은
만왕의 왕이시며, 모든 생명을 사랑으로 내시고 품으시며,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모든 것을 지으시고 다스리시는
홀로
뛰어나신 주권자이시다.
*
하나님은 내게 있어 알파와 오메가, 처음과 나중, 시작과 끝,
그러니까
모든 것의 모든 것이 되시는 분이시다.
내가
태어날 때도, 내가 죽을 때도 나와 영원토록 함께 하사
나를
구원해 주시고 천국까지 인도해 주실
내
목숨보다 귀하신 나의 생명, 나의 소망, 나의 기쁨,
내
삶의 근거가 되시는 절대 유일하신 한분 하나님이시다.
*
그 하나님만이 썩지 않고 변치 않는 영원한 진리가 되셔서
진리를
가르치시고 진리로 인도하시는 생명의 주님이시다.
그러니까
하나님은 내 삶의 목적이며
내가
바랄 수 있는 모든 희망의 마침표가 되시는 분이시다.
*
구원이 그렇게 시시한 것인가?
목숨은
잃을지언정 구원은 포기할 수 없는 것이 바로 구원이다.
공자
말씀에 ‘조문도 석사가의(朝聞道 夕死可矣)’,
즉
아침에 도를 깨달으면 저녁에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했는데,
여기서
말하는 도가 바로 구원인 것이다.
*
진정 구원을 경험한 사람, 구원의 맛을 본 사람은
구원을
베푸시는 하나님 때문에 기뻐하고 즐거워한다.
무엇
무엇 때문에 기뻐하고 즐거워하기 이전에
구원
그 자체이신 하나님 때문에 하나님을 기뻐하고 즐거워한다.
하나님이
나와 함께 계시기만 하면 죽어도 여한이 없고,
그
무엇에 실패하고 내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 할지라도
그와는
상관없이 하나님이 내 삶을 섭리하고 계시기 때문에
언제나
미래를 긍정하고 희망할 수 있어서 좋다고 기꺼이 고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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