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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잠화나 비비추 그리고 원추리 같은 식물은 다년생 초화류(草花類) 로서 가장 빨리 봄소식을 알린다.
한 번 심어놓기만 하면 매년 그 예쁘고 정겨운 꽃을 볼 수 있기 때문에 무척이나 경제적이고 수고도 덜어주는 꽃이다.
내가 이 꽃들을 특별히 더 좋아하는 이유는 “이제는 봄인데....” 하고 말할 무렵이면 가장 빨리 그리고 어김없이 언 땅을 뚫고 반갑게 얼굴을 내밀기 때문이다.
아직 추위가 가시기도 전인데 벌써 땅껍질을 뚫고 솟아오른 송곳 같은 푸른 싹을 보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고, 질긴 생명력과 함께 나도 살 수 있다는 그 어떤 희망을 보는 것 같다.
혈기 왕성할 때는 누구나 죽음을 거의 생각하지 않고 산다.
내가 그랬다. 천년만년 살 것처럼 죽는다는 것이 오히려 이상할 정도였다.
늘 곁에서 죽음을 목도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남의 일처럼 느껴졌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달라져 있는 나 자신을 보고 스스로 놀란다.
출생보다는 죽음이, 결혼식장보다는 장례식장이 더 눈에 띠는 것이다.
글쎄.... 다른 사람들도 그럴까?
나이를 먹는다는 것이 이런 것일까?
내 주변에 함께 살던 사람들이 많이 보이지 않는다. 거기에는 죽마고우도 있고 나를 낳아주시고 길러주신 아버님도 계시고 나를 가르치신 은사님도 계신다.
그리고 다 기억할 수 없는 수많은 이웃들이 있다.
왠지 허전하다. 지금 내 곁에 남은 사람들보다는 없어진 사람들이 더 많다.
아니, 조금 더 있으면 내가 어디론가 사라질 것 아닌가!
이것은 지극히 당연한 현실이고 그 누구도 피할 수 없고 거부할 수 없는 운명 같은 것이다.
죽음! 그것은 내 삶의 일부이고 어떻게든 내가 해결해야할 과제다.
어떤 시인은 죽음을 나의 친구라고 했다.
정말 그렇게 낭만적으로 얘기할 수 있을까?
성경에는 수많은 하나님의 언어들이 있다.
십자가, 속죄, 구속, 심판, 용서, 은혜, 구원, 전능, 돕는 영, 천사, 재림, 부활, 영생, 천국, 지옥.... 등이 그것이다.
그런데 나는 이들 가운데서 ‘부활’이라는 언어가 가장 마음에 든다.
부활! 도대체 무슨 뜻인가? 말 그대로 죽은 자가 다시 살아난다는 뜻이다.
겨우 내내 죽은 것 같던 비비추나 옥잠화가 봄만 되면 다시 피어나는 것처럼 죽은 사람이 신령한 몸의 부활 즉 영성체(靈性體) 부활로 다시 살아난다는 하나님의 약속은 가장 반갑고 신비스럽고 놀라운 하나님의 약속이다.
부활을 능가하는 것은 세상천지에 그 어디에도 없다.
부활은 악을 심판하고 멸하는 최종 마침표요 의의 승리다.
부활 없이 선악 간에 심판도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다.
부활은 인간의 꿈이 실현되는 완벽한 하나님 나라의 실체다.
우리는 부활 없이 영생을 말할 수 없다.
하나님이 나를 용서하시고 구원하셨다는 최종 확증은 부활에서만 가능하다.
내가 구원받고 하나님의 자녀가 되어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 살게 될 것이라는 놀라운 사실도 부활 이후에만 말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지금 이 땅에서의 정의로운 역사변혁이나 선행, 그리고 의미있는 세상일들도 궁극성(窮極性)을 담보하는 부활 없이는 허무할 수밖에 없다.
부활은 모든 것에 궁극적인 의미를 부여하는 유일한 끈이다.
이 세상에서는 아쉽고 그리운 작별이 있지만 부활할 때는 그리운 님과 다시 재회할 것이다.
부활은 이생과 저 생을 이어주는 유일한 끈이기 때문이다.
부활! 그것은 창세 이전에 하나님이 뜻하시고 계획하신 하나님의 법(로고스)이요, 이치요 원리다.
이는 참으로 놀라운 사실이다.
고린도전서15장에서 바울은 이를 명확한 하나님의 계시로 선포했다.
‘너희 중에서 어떤 사람들은 어찌하여 죽은 자 가운데서 부활이 없다 하느냐.
만일 죽은 자의 부활이 없으면 그리스도도 다시 살아나지 못하셨으리라.
만일 죽은 자가 다시 살아나는 일이 없으면 하나님이 그리스도를 다시 살리지 아니하셨으리라.
만일 죽은 자가 다시 살아나는 일이 없으면 그리스도도 다시 살아나신 일이 없었을 터이요.
이제 그리스도께서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살아 나사 잠자는 자들의 첫 열매가 되셨도다.(고전15:12-20 요약)
부활이라는 하나님의 법이 먼저 있었기 때문에 예수도 부활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단순히 예수가 하나님의 아들이시기 때문에, 그리고 하나님의 아들이신 예수가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살아나셨기 때문에 부활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태초에 하나님이 정하신 부활의 원리가 먼저 있었고, 이 말씀을 따라 예수가 부활했다는 것이고, 예수가 하나님의 아들이심을 부활사건으로 확증했다는 것이다.
이를 제대로 깨닫는 일은 대단히 중요하다.
죽은 자가 다시 살아나는 일은 하나님이 우주만물을 지으시기 전부터 하나님이 제정하신 하나님의 뜻이요 계획 가운데 있는 일이라는 사실이다.
봄이 오면 꽃이 피는 것을 의심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것은 하나님이 뜻하신 만물이 지닌 원리요 창조이법이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죽은 자의 부활도 하나님이 정하신 하나의 원리요 이치로 존재하는 하나님의 뜻이다.
그리고 더욱 놀라운 것은 다음과 같은 말씀이다.
‘사망이 한 사람으로 말미암았으니 죽은 자의 부활도 한 사람으로 말미암는도다. 아담 안에서 모든 사람이 죽은 것 같이 그리스도 안에서 모든 사람이 삶을 얻으리라. 그리스도께서 다시 살아나신 일이 없으면 너희의 믿음도 헛되고 너희가 여전히 죄 가운데 있을 것이요 또한 그리스도 안에서 잠자는 자도 망하였으리니 만일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가 바라는 것이 다만 이 세상의 삶뿐이면 모든 사람 가운데 우리가 더욱 불쌍한 자이리라.’(고전15:18-22 요약)
죽음이 사람(아담)으로 말미암은 것처럼 죽은 자의 부활도 사람(마지막 아담 예수 그리스도)으로 말미암는다는 사실이다.
죽음과 부활, 그것은 결국 사람으로 말미암는다는 사실!
여기에 하나님의 위대하신 비밀이 들어있다.
혈과 육을 입고 사람으로 오신 하나님의 아들 그리스도께서 마귀를 심판하시기 위해서 죽으셔야 했다.
그리고 부활하심으로 말미암아 의의 최후 승리를 확증하셔야만 했다.
이는 곧 사람을 구원하시는 하나님의 지혜였던 것이다.
그러므로 죽음과 부활.... 여기에는 하나님 자신의 뜻을 이루시는 하나님의 비밀스러운 은혜의 경륜(經綸)이 담겨있는 것이다.
부활! 그것은 결코 말장난이 아니다.
장차 이루어질 하나님의 실체적 진실이요 하나님의 사건이다.
천지창조의 신비보다 더 위대하고 놀라운 하나님의 신비다.
우리는 죽음의 실체를 잘 알고 있다. 죽음 앞에 무릎 꿇는 인간이 얼마나 초라하고 비참한지, 그리고 죽어 땅에 묻히는 그 순간부터 썩어 한 줌의 흙으로 돌아가고 마침내는 적막한 침묵 속에 잊혀져야 하는 존재인지를!
여기에는 잘난 사람 못난 사람 차별도 없고 구별도 없다.
오! 이 사망의 몸에서 누가 구원해줄 것인가?
오직 하나님 한분, 우리 죄를 담당하시고 십자가에서 피 흘려 죽으시고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 그 분만이 우리를 용납하시고 부활하게 하셔서 하나님 나라에서 영원토록 하나님 아버지와 함께 영생의 떡을 먹으며 살게 하신다.
부활! 그것은 죽고 썩을 인간이 말할 수 있는 최고의 영광의 언어이며, 소망이며, 하나님의 사랑하심과 긍정이다.
이제 화사한 봄꽃들이 하나 둘씩 피어나고 있다.
수양버들잎은 벌써 연두색 옷으로 갈아입었고, 개나리, 진달래, 산수유, 목련, 매화, 벗꽃 그리고 라일락, 살구꽃, 배꽃도 조만간 피어날 것이다.
눈이 부시도록 화사한 봄꽃들은 부활의 찬가를 노래하고 있다.
아담 안에서 모든 사람이 죽은 것 같이 그리스도 안에서 모든 사람이 삶을 얻으리라는 약속 때문에 오늘도 현실을 버티고, 진리 안에 거하려고 다시 한 번 몸과 마음을 추슬러 본다.
* 아담의 아들 셋은 아들을 낳고
‘너는 죽을 수 밖에 없는 존재’라는 뜻의
‘에노스’라 이름 지었다.
순간마다 이 뜻을 새기며 산다면
얼마나 가치 있는 삶을 살겠는가! (창5:3-7)
* 밥은 40일을 먹지 않아도 살 수 있지만
공기는 4분만 마시지 않아도 죽는다.
하나님의 숨결이 우리로 하여금
살아있는 영이 되게 하셨다. (창2:7 신8:3)
* 여호와는 참 하나님이시오
영생이시다.
영생의 약속이 고마우면
그 기쁨 전하자. (딤전6:12 요일5:11)
* 영생의 약속이 고마우면 그 기쁨 전하자.
믿음과 선한 행실로 이웃에 본을 보여
하나님 아버지께 영광 돌리자.(마18:8 딛1:2)
*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며 피었나니
믿음의 시련이 인내를 만들어 내나니.(롬5:3-4)
* 부활의 주님 다시 오시면
지혜로 다스리시며 공평과 정의를 실현하신다.
새 하늘 새 땅이다. (고전15:51. 사9:7.암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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