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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8일 동안 계속 되던 출혈을 멎게 하시다
신비한 인체구조를 소우주(小宇宙) 라고 한다. 우주가 얼마나 경이롭고 신비한가는 누구나 공감하는데, 인체 또한 그것만큼이나 신비롭고 복잡 미묘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어린아이 같은 마음으로 각각의 장기(臟器) 부위가 하는 일들을 볼 수만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하나님의 위대하신 창조를 깨닫고 경배 찬양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나는 얼마 전에 갑자기 원인모를 피를 흘리기 시작했다.
요로결석의 병력이 있는 나는 “아니 하나님이 고쳐주신지 2년도 못되어 또 찾아왔나? 이러면 곤란한데.....” 하면서 으레 그러려니 하면서 피가 멎기만을 기다렸다. 그런데 이번에는 이상했다. 아무런 통증도 없이 그저 피가 줄줄 끊이지 않고 나왔는데 도무지 멈출 생각을 않는 것이었다. 휴지에서 수건으로 그래도 감당이 안 되니까 할 수없이 기저귀를 찼는데 하루가 지나도 지혈이 안 되어 할 수없이 병원을 찾았다.
CT 촬영을 비롯하여 신장, 방광, 전립선을 들여다보는 내시경 검사까지 할 것은 다했는데 모든 부위가 깨끗하며, 단지 요로 관에 작은 상처에서 출혈이 확인되었다. 레이저로 지지는 방법은 부작용이 있을 수 있어 하루 이틀 지나면 자연치유가 될 것이니 기다리라고 했다.
정말 큰 걱정을 했는데 그나마 다행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지혈이 되지 않고 한 순간도 멈추지 않은 채 무려 8일 동안이나 엄청난 양의 피를 쏟아냈다는 것이다. 의사 선생님도 고민을 했다. 그 작은 상처에서 어떻게 이렇게 많은 피가 날 수 있는지도 모르겠고, 보통 길게 잡아야 이, 삼일이면 지혈이 되는데 왜 멈추지 않는지도 뜻밖이라는 것이다.
나는 심장 병력이 있기 때문에 혈전용해제를 복용하고 있는데, 심장내과 협진 결과 의료사고 책임소재 때문에 빼기를 허락해주지 않으니 비뇨기과에서는 피가 멎기만을 기다릴 뿐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그야말로 피와의 전쟁이 시작되었다. 기저귀와 옷에 엉겨 붙은 검붉은 피는 보기에도 끔찍했고, 남 보기에 창피하고 부끄러웠다.
아내가 농담조로 한 마디 한다.
“당신 생리해? 여자보다 더 심하게 생리하는 남자있네. 당신 나쁜 짓 많이 했지? 회개해. 한번 당해봐. 여자는 한 달에 한번씩 이 고통을 그 오랜 세월 참고 견뎌야 하지. 그 힘들고 번거로움을 한번 느껴봐......”
사실 나는 몇날 며칠이고 피가 멈추지 않자 특별한 ‘피의 사색(思索)’을 많이 했다. 참새 한 마리가 떨어져도 그냥 우연히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고 말씀하셨는데 하물며 피가 멎지 않다니 이게 무슨 뜻일까?
하나님께서는 이 피를 통해서 무엇을 말씀하시려는 것일까?
아직은 정상수치에 가까워서 수혈까지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데 만일 계속 이렇게 나간다면 일이 복잡해지는 것 아닐까..... 등등.
생물학적으로 피는 생명을 뜻한다. 피에 생명이 있기 때문이다.
성경에 보면 ‘피에는 생명이 있고, 피와 생명은 일체이므로 피가 죄를 속한다’고 했다(레 17:11). 이는 하나님이 뜻하시고 정하신 하나님의 지식이다. 이는 전적으로 영적인 지식으로서 하나님이 계시하지 않으면 절대로 알 수 없는 영적인 진리다.
반면에 죄에는 죽음이 있는데, 피가 죄를 속하므로 새 생명으로 살게 해서 종국적으로는 구원에 이르게 한다.
하나님의 뜻을 깨닫고 믿는 것이 신앙이다.
신앙생활은 믿음의 해석학(解釋學)에 기반을 둔다.
어떤 일을 보고 경험할 때 내게 다가오시는 말씀에 근거하여 그 사건을 믿음으로 해석하고 삶의 방향을 결정하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이다.
내 몸에서 시도 때도 없이 줄기차게 뚝뚝 떨어지는 피를 바라보면서 나는 하나님께 이렇게 고백기도를 드렸다.
“자비롭고 은혜로우신 하나님!
이제부터는 한마디 말에도 세심하게 주의하겠습니다.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를 알려면 그의 하는 말을 들어보면 안다고 말씀 하셨는데, 마음속에 있는 것이 말로 나오기 때문입니다.
앞으로는 참으로 진실한 말 외에는 하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리고 절실하게 꼭 필요한 말 외에는 가급적 하지 않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따뜻한 말 외에는 삼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남에게 상처를 주고 비판하는 차가운 말 대신에 위로와 용기를 주고 격려와 힘을 북돋아 주는 따뜻한 말만 하겠습니다.
‘경우에 합당한 말은 아로새긴 은쟁반에 금사과’(잠25:11)라고 말씀하셨는데, 금쪽같은 말씀만 하면서 살게 도와주십시오.
하나님 아버지. 나를 살려주십시오.
오늘이 다 가기 전에 이 피가 뚝 멎게 해 주십시오.....“
안산에 사시는 동산교회 황 권사님께서 캐나다로 이민가신 친구 백 권사님과 함께 춘천까지 병문안을 오셨다. 백 권사님 남편 되시는 분은 캐나다에서 특별한 심장이식 수술로 새 삶을 얻으신 분이기도 하고 일전에 두 부부가 우리 집에 오셨을 때 말숨 산문집을 드린 것이 인연이 되어 말숨 글 애독자가 되셨기 때문에 나를 특별하게 생각하신 것이다. 때마침 황 권사님이 나의 ‘피에 관한 사색’을 도와주기라도 하는 듯 의미 깊은 글을 문자로 보내오셨다.
【우리 아푸지마세 틈틈히 운동하고
틈틈히 만나서 이 애기 저 애기 실컷하고
별거없고 재미 없어도 같이 열심히 노세
좀 모자르면 받쳐주고 좀 넘치면 나눠주고
힘들다 하면 서로 어깨 기대게 해주세
어릴때 마냥 저수지 둔벙에서 미역감고 하듯
목욕탕도 종종 같이 가고 이산 저산
오르 내리세
애기끝엔 좀 서운해도 돌아서거나 외면치 마세나
내가 부린것도 아집이요 네가 부린것도 아집이니
우리 서로 맞다해도 틀린것에 너무 노하지 마세
어느날 보니 가는놈도 있데그려
우리 기약없는 인생줄에 엮어놓은 인연
소중히 여기며 더 다독이며 사세나
친구여!
너와 나 사이에 끝낼일이 무엇이며 안볼일이 무엇인가
그런말 습관처럼 달고 사는놈만 아니라면
우리 인연 우정으로 돌돌말아 같이 천천히
천천히 늙어가세
투박해도 좋고
소박해도 좋고
맨질해도 좋고
뽀해도 좋을소니
이리 맞잡은손 꼬옥 잡고 사세그려
이래봐야 한세상에 이름한줄 남길 량으로
그리 부산 떨어 대도 네가 내친구요 내가 네친구이니
좋은 인연 좋은사람 멀리서 찿지마세
한결 같은 마음 늘 예 있으리니
친구여
내친구여.......
우리 돈 많이버세
좋은일도 많이하고 착한일도 많이 하세
남부럽지 않게 못살아도 후회없게
남의것 탐하지 말고사세
목소리만 들어도 좋고
술한잔 부딪 처도 좋고
우리라서 좋을씨고
우리 천천히 천천히 늙어가세
이세상 오래 오래 친구로 그리 그리 아껴가며 그려....】
나는 이 글을 몇 번이고 새겨 읽어본 후에 다음과 같은 글을 보냈다.
“황 권사님. 잘 주무셨나요. 우리 함께 천천히 천천히 곱게 늙어가자는 글을 오늘 새벽 다시 한 번 읽고 새로운 감동이 있어 글 한편 꼭 써야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늘 거룩한 동기부여를 주시는 권사님에게 진정으로 감사드립니다. 좋은 글 한 편 쓸 것 같다는 예감이 드는데 제게는 이럴 때가 가장 행복하고 또 절실하게 필요하답니다.
조만간에 권사님을 뵙기 원합니다. 밥이라도 같이 먹으면서 보다 적극적이면서도 창조적인 일들을 위하여 제가 보여드릴 것이 있습니다.
오늘도 행복한 좋은 하루 되십시오. 감사합니다.“
‘사명이 있는 자는 죽지 않는다’는 말숨 산문집의 추천사를 써주신 강 목사님께서도 이런 말씀을 주셨다.
“사랑하는 염 목사님. 금번에 하나님께서는 목사님 속에 있는 나쁜 피는 모두 밖으로 빼주시고 그 대신 새로운 하나님의 좋은 피로 바꾸어주시는 것이니 너무 상심하지 마시고 담대하십시오. 좋은 일이 있으리라 믿습니다.”
그런데 어제 이른 새벽이었다. 이제 그만 멎기를 학수고대하던 피가 거짓말처럼 뚝 멈추었다. 8일이 8주는 된 것 같은 길고 지루한 시간이 끝나는 순간이었다. 너무 감격스러워 지인들에게 다음과 같은 문자를 올려드렸다.
“할렐루야! 지난 8일 동안 줄기차게 나오던 피가 오늘 이른 아침부로 뚝 멈췄습니다. 님께서 기도해주신 덕분입니다. 감사합니다.
이 예사롭지 않은 출혈을 통해서 하나님께서 뭔가를 말씀하시는 것 같습니다. 나의 체질과 형질과 조직을 아시는 주님은 그분의 깊으신 뜻 과 그분의 때에 맞추어 행하시고 이루시기 때문입니다. 의사 선생님은 조금 전까지도 의외(意外)라 자기도 처음 보는 것이라 고 말하셨지만 이 또한 어떤 뜻이 있기 때문에 우연은 없다고 믿습니다. 오늘 무슨 특별한 대책을 세울 참이었는데 다행히 멈추었습니다. 감사한 일입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되십시오“.
이 문자를 받은 황 권사님은 즉시 다음과 같은 글을 보내오셨다.
“저는 커피를 마셔 꼬박 밤을 새운 줄 알았어요.
남편이 소천해도 친정엄마가 가셨어도 눈물이 없었는데 폭우처럼 쏟아지는 눈물로 왜 이런지를 몰랐습니다. 하나님의 놀라운 계획이 계셨네요. 친구는 비행기 안에서 기도하였고 저는 집에서 기도하게 하셨죠. 감사 감사하네요.“
나 또한 감사한 답신을 했다.
“보잘것없는 저를 위해 밤새워 눈물로 기도하셨다니 무거운 책무 같은 것을 느낍니다. 주님의 뜻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봅니다.
제가 권사님께 사랑의 빚을 크게 지었습니다. 고맙고 감사합니다.
권사님께서도 속히 쾌차하시기를 기도 합니다“
* 경우에 합당한 말은
아로새긴 은쟁반에
금 사과와 같다.
금쪽같은 말씀만 하면서
살기를 진실로 소원합니다(잠25:11).
* 무엇이든지 밖에서 사람에게로 들어가는 것은
능히 사람을 더럽게 하지 못하되
사람 안에서 나오는 것이 사람을 더럽게 하는 것이니라
속에서 곧 사람의 마음에서 나오는 것은
악한 생각 곧 음란과 도적질과 살인과
간음과 탐욕과 악독과 속임과 음탕과
흘기는 눈과 훼방과 교만과 광패니
이 모든 악한 것이
다 속에서 나와서 사람을 더럽게 하느니라(막7:15-23).
* 피에는 생명이 있고,
피와 생명은 일체이므로
피가 죄를 속 한다
반면에 죄에는 죽음이 있는데
피가 죄를 속하므로 새 생명으로 살게 해서
종국적으로는 구원에 이르게 한다(레 17:11, 히9-10장).
* 출애굽은 단순히 애굽에서 나오는 길이 아니라
하나님을 알현하려 가는 길이다.
애굽에서 나오는 길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로 가는 길이 더 중요했다.
하나님을 뵙고 하나님 말씀을 받고
하나님과 계약을 맺는 것,
이것이 출애굽 사건의 핵심이다(출5:1 출7:16).
* 내가 전심으로 주의 은혜를 구하고
주의 율례가 나의 노래가 되었사오니
말씀대로 나를 긍휼히 여기소서(시119:156,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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